2012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지원공모 결과 및 심사평
"2012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 심사결과
2012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 심사결과-
2012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는 부산/경남 지역시각예술을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모 프로그램입니다. 심사에는 김성연(전 대안공간 반디 대표), 윤준(신세계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황석권(월간미술기자)가 참여하였고, 최종심사결과 공모당선자는 이윤주(부산/회화) 작가로 결정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
2012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 심사평-
어느 심사든 소수의 인원만을 선발해야하는 구조적 한계는 심사하는 사람을 곤혹스럽게 한다. 특히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작가와 인터뷰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출된 자료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할 경우는 더욱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작품 컨셉의 명확성과 일관성, 조형적 완성도, 전시 계획서의 충실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위원간에 긴 시간 토론과 협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밝혀둔다.
이번 오픈스페이스 배 2012 지역작가 전시지원 공모에서 선정된 이윤주 작가의 작품은 요즘 미술계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예쁘게 화장하고 말끔하게 차려 입고 듯한 세련된 그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투박하고 약간은 어눌해보이지만 ‘나는 회화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나지막이 속삭이는 듯한 그림이었다. “옛 사랑”이란 메인 테마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나타나는 그림들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사진첩 속의, 지금 보면 촌스러울법한 오래전 사진들의 한 장면을 캔버스에 담은 것이다.
사진 속 풍경과 인물들은 사실적 묘사라는 요즘의 대세를 살짝 비켜가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색감과 거친 붓터치, 디테일의 생략과 뒤틀림을 통해 사진 속 인물들의 관계들이 품어내는 정서 상태를 미묘하게 포착해낸다. 이와 같은 그의 그림 속 장치들은 세월이 흘러 우리들 삶의 외피는 달라졌을지언정 희로애락의 감정 속에 요동치는 삶의 내피는 별반 달라지지 않은, 오늘을 사는 관객들에게 노스탤지어적 감성을 자극하면서 그림 속 주인공들과의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여기에 흘러간 유행가 가사나 책 제목을 작품의 제목으로 슬며시 제시함으로써 자신이 만들어놓은 시각적 기호들에게 한층 강화된 메시지의 힘을 배가시킨다.
그의 그림 속 내용과 이야기와 조형적 형식들은 도심 부근의 산 속 배밭에 위치하고 있는 오픈스페이스 배의 환경과 어우러지면서 작품과 공간이 빚어내는 최적의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끝으로 마지막까지 선정작가 후보로 경합했던 왕덕경, 이현주는 아쉽게 선정되지 못했지만 오픈스페이스 배에서 추후 다른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이번 공모에 참여했던 다른 작가분들에게도 격려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좋은 작업을 위해 정진해주기를 부탁드린다.
윤준 (신세계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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