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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 심사결과
2013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 심사결과-
현실은 현실이다 미술판에서 ‘지역’이라는 단어에 숨은 의미는 부정적이다. 물리적 간격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그것과 대척점에 있는 ‘중앙’이라는 견고한 성곽에 입성하지 못한 이들이 운집한 곳이라는 의미로 읽혀졌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일단 앞서 언급했던 ‘중앙’과 ‘지역’의 관성적인 분류방식은 이미 용도 폐기되었다. 사람과 정보가 움직이면서 연결되는 이른바 ‘유비쿼터스’의 시대에 물리적인 거리는 더 이상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시패션’이라는 국적불명의 단어에서 보듯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예술생산은 거의 실시간으로 퍼진다. 게다가 로컬리티가 예술생산의 새로운 화두와 방법으로 떠오르면서 지역은 더 이상 중앙의 하부에 존재하는 구조가 아니라 수평적 구조라는 인식구조가 널리 퍼졌다. 즉 울타리 안과 밖의 구분법은 고리타분한 분류임이 공고해졌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이른바 ‘지역작가 지원’이라는 이번 오픈스페이스 배의 공모는 언어 표면의 의미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오픈스페이스 배가 꾸준히 작가지원을 ‘현실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오픈스페이스 배는 작가 전시 한 번 여는 공간의 주인 행세가 아닌, 작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2013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공모’는 제호가 주는 위압과 전형성을 넘어 작가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본래의 취지에 최대한 역량을 모았다. 심사단은 최종으로 주세균을 선정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주세균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것 같은 ‘무엇’을 ‘모방’하고 ‘왜곡’하여 존재하게 한다.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자에 연필로 채집된 이미지를 그려 넣거나(<트레싱드로잉> 연작),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국기를 색모래로 드로잉한다(<National Frag> 연작). 이를 통해 작가는 시공을 초월한 체계화된, 그러나 비현실적인 전통을 만나고 창조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국기를 만들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도 한다. 여기서 작가는 불안전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이는 그 허구의 실재가 언제든지 허무하게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작가의 작업이 고된 노동을 기초로 한다는 점이다. 작업을 영상으로 기록한 작가의 작업과정은 ‘모방’하고 ‘왜곡’하는 작업방식이 결코 기발한 ‘개념’에만 근거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만큼 고되다는 것을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모에 참여한 여타 작가들도 충분한 공력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을 꼭 알리고 싶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중앙’과 ‘지역’의 수직적 분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재차 발견했다는 말이다. 건투를 빈다. 2013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공모 심사단
2013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공모는 부산/경남 지역시각예술을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모 프로그램입니다. 심사에는 김성연(전 대안공간 반디 대표), 윤준(신세계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황석권(월간미술기자)가 참여하였고, 최종심사결과 공모 당선자는 주세균(부산/설치) 작가로 결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해도 오픈스페이스 배 지역작가 전시 공모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아쉽지만 이번 2013년에는 같이 하지 못하였지만 배는 늘 열려 있는 공간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과 시간들이 더 많이 있기에 배와의 인연은 계속 되리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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