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 《00:50》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 1963년 안정애가 불렀던 노랫말이다. 이후 1983년 조용필이 <대전 블루스>로 리메이크하여 전 국민이 아는 노래다. 가사에 등장하는 열차는 서울역을 저녁 8시 45분에 출발해 대전역에 다음날 0시 40분에 도착하는 제33호 열차였다. 대전역에 도착해 10분 뒤인 0시 50분에 역을 출발해 목포로 출발했다. 기관차를 옮기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을 틈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승객들은 기차에서 내려 가락국수를 먹기 시작했고, 이것이 대전역이 가락국수로 유명해졌던 이유다. 이 노래 가사의 첫 구절을 딴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영화가 최무룡, 신성일 등이 출연해 1963년 개봉되면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곡은 이 열차에 얽힌 사랑과 이별의 정서를 담은 노래로 지금까지 대전을 대표하는 대중가요로 남아 있다. 
대전의 상징적인 키워드인 것이다. 

이번에 마련된 전시는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 작가 4명이 그 출발선에 서 있다. 전시명에서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다. 서울에서 목포로 가는 중간지점의 정거장 대전의 0시 50분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과 서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 청년 작가 4명은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시간은 청년의 불안한 상황과 선명하지 못한 미래의 불안감과 교차한다. 쉬이 잠들지 못하고 많은 상상과 계획 그리고 반성의 시간이기도 하다.
단순한 비유의 전시 제목일지는 몰라도 작가들은 대전/지역이라는 기반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는 기회일 것이다. 내가 성장한 청춘의 페이지는 분명히 훗날 선명한 기억의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이제 대전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욱 넓은 세상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이전에 대전발 0시 50분의 열차처럼 기나긴 여정을 떠나는 첫걸음인 것이다. 

“어둠 속에서 생명이 자라는 은밀한 과정은 0시 50분이라는 시간의 본질과 닮아있다. 보이지 않는 변화를 품고 있는 순간 조용한 성장을 의미한다.”
0시 50분은 전날의 기억이 희미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다시 떠오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는 하루를 마감하고 깊은 잠에 들 시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아직 현장에 있을 수도 있다. 많은 예술가에게 이 시간이 사유의 깊은 생각에 빠져있을 시간이기도 하다. 오롯이 본인과 마주하는 솔직한 시간이기도 하다.

▶ 전시명 : 00:50
▶ 참여작가 : 김다겸, 김비로, 최보경, 전혜진
▶ 전시기간 : 2026년 2월 24일(화) – 3월 22일(일) 
▶ 관람시간 : 12am – 7pm (월, 화요일 휴무)
▶ 전시장소 : 오픈스페이스 배(부산 중구 동광길 43)
▶ 주최·주관 : 오픈스페이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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