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찬석 개인전 《이방인과 귀신》

전시 제목의 ‘귀신’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죽었지만 사라지지 않는 존재, 과거에 속하면서도 지금에 출몰하는 시간의 이중성이다. 서찬석이 포착하는 도시의 풍경과 그것을 경험하는 관람자는 모두 이 귀신성을 띤다. 이번 전시에서 귀신은 ‘보려는 자’, 즉 이방인에 의해 호출되는 감각의 형식이다. 어떤 장면을 보려는 순간 그 장면은 과거의 시간, 현재의 자리가 겹친 표면으로 변하고 귀신은 바로 그 겹침의 이름이 된다. 따라서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시선과 내부에 남은 잔여가 교차하는 경계에서 귀신은 가장 또렷해진다. 

이번 전시의 작업에서 주로 보이는 건물 외부는 내부에 의한 정서와 서사에 의해 역투사되어 구성된다. 말하자면 오픈스페이스 배 본관에서 마주할 작업은 그 시선의 역투사 즉 내부에 관한 이야기이자 외부를 예고하는 장치다. 서찬석은 그 장치적 일환으로 두 개의 건물 이미지를 병치한 대형 벽화를 선보인다. 하나는 중앙동 일대에서 보이는 ‘코모도 호텔’과 또 하나는 영도의 한 골목에 자리한 ‘문화 모텔’이다. 그는 리서치를 통해 이방인으로서 도시의 이면을 관찰하는 한편, 가끔 머물렀던 익숙한 장소를 기억하려는 자신의 태도를 함께 드러내고자 했다. 

이 벽화는 이방인의 정서와 도시의 정서를 한 공간 안에 밀어 넣음으로써 하나의 정서적 덩어리를 만든다. 여기서 관람자는 전시장 중앙의 기둥을 주변으로 완전히 떠나지도, 머물지도 못한 채 경계를 배회하는 귀신적 상태로 거듭난다. 그는 두 벽화를 통해 어떤 확정된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귀신이 떠도는 방식 자체를 가시화하고자 한다. 그것은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 설명이나 정보의 축적이 아닌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감지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부터 도시는 더 이상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려는 것’의 현재형으로 관람자의 경험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전시명 : 이방인과 귀신
▶ 참여작가 : 서찬석
▶ 기획 : 김정훈
▶ 기획보조 : 유경혜
▶ 설치 : 다방면 스튜디오
▶ 촬영 : 비비주얼 스튜디오
▶ 전시기간 : 2025년 10월 26일(일) – 11월 16일(일) *매주 월요일 휴무
▶ 관람시간 : 11am – 7pm
▶ 전시장소 : 오픈스페이스 배(부산 중구 동광길 43)
▶ 주최·주관 : 오픈스페이스 배 2.0
▶ 후원 :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본 사업은 2025년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예술기획지원> 레지던시 활성화(일반형)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위로 스크롤